수린 광교 레스토랑 후기 - 이 양이 파인 다이닝?

최근에 간 건 아니지만 갑자기 생각나서 쓰는 광교에 있는 수린 레스토랑 후기입니다.

회사 인원 모아 회식으로 갔고요, 가기 전에 후보군이 수린이랑 아블라 중에 투표를 했는데 수린이 더 많은 표를 얻어서 수린으로 예약하고 갔습니다.

런치 코스를 예약했고, 가격은 인당 79,000원이었습니다.

레스토랑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없고 적막했습니다.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지만 들어가보니 손님이 없지는 않더군요.

옆에 아쿠아리움이 있어서 그런지 수족관 뷰가 엄청 좋았습니다. 좋게도 수족관 앞자리에 좌석을 배정받았습니다.

기본 찬 구성. 한식 코스요리 답게 한식에 맞는 찬들이 나왔습니다.

고기를 구워주시기 전에 그 날의 고기를 미리 보여주십니다.

기대가 막 되더라고요. 와 양 많다 하면서… 근데 이게 아니었습니다. 꼐속.

자리에 있는 코스 요리 순서입니다. 예산이 없어서 트러플안심솥밥으로 업그레이드는 못했습니다 ㅎㅎ…

근데 여기서 좀 쎄한게, 가운데 국수가 끼어있습니다.

스테이크가 나오는 결혼식장 예약을 해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보통 잔치국수를 코스에 끼워넣는 이유는 고기로 배를 채우지 못하는 손님이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잔치국수를 끼워넣어 양을 보충해주는 의도로 끼워넣습니다.

설마… 했지만 일단 넘어갔습니다. 그 다음에 있는 양념등심이 기대가 되더라고요.

아뮤즈부쉬가 나왔습니다. 피스타치오를 곁들인 올리브유에 절인 조개 관자와 양념 육회였습니다. 한 입 거리니깐 간단하게 먹어봤는데, 맛은 괜찮았습니다. 점점 기대가 됩니다.

다음 요리가 나옵니다. 채끝살 구이입니다. 구운 버섯이랑 같이 나왔습니다. 크기는 검지손가락 만합니다.

맛은 좋습니다. 고급 소고기 많이 먹어본 사람은 아니지만 고기 질이 괜찮았습니다.

다만 옆사람이 받은 고기는 웰던에 가까운 미디움이었고 저는 미디움을 받았네요.

여기서 조금 이상했지만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소고기 특수부위 입니다. 애호박 구운거랑 같이 나왔는데요,

부위는 오래되서 정확히 기억은 안 나네요.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근데 두 점 주네요…

국수는 다행히(?) 잔치국수는 아니고 들기름 비빔국수였습니다.

드디어 나옵니다 메인. 양념등심입니다.

이상하죠? 등심구이가 나올 줄 알았는데,

네 이게 등심구이입니다. 무슨 스끼야끼 같은게 나옵니다. 실제로 계란 노른자를 찍어 먹으라고 하더군요.

등심을 얇게 썰어서 양념 후 구워 말아 나온 거 같습니다.

그리고 같이 나온 밥… 고봉밥입니다.

반찬은 보시다시피 조금 나왔습니다.

여기서 의도가 너무 빤히 보여서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고기는 별로 없으니 밥으로 배를 채우라는 거죠.

처음에 생고기 소개하는 사진 있었죠?

네, 저게 11인분이었습니다. 세상에…

후식. 크림브륄레가 나왔습니다.

끝이냐고요? 네 끝입니다.

여태까지 사진을 다시 보면서 고기 몇 점 나왔나 세 보았습니다.

5조각 나왔습니다. 손가락 한 마디 짜리 5조각. 아 육회를 제외하면 4조각이네요.

런치 코스 요리가 얼마였지요? 7.9만입니다. 한조각당 1.5만원이 넘는 고기네요.

그돈씨라고 한우 투쁠구이집 가면 소고기에 눈꽃이 내리는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을 거 같네요.

그런 고기도 아니었잖아요.

저렇게 먹고 배고파서 옆에 있는 파이브가이즈에 가서 햄버거 하나씩 사먹고 나왔습니다.

파이브가이즈 햄버거 패티에 간을 안했는지 밍밍해서 이것도 짜쳤지만 뭐 주제는 이게 아니니깐…

나중에 같이 갔던 일행이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이런게 파인다이닝이냐고요.

저도 음식을 좋아하지만 파인다이닝 경력이 미천하여 잘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만

이건 좀 아닌거 같습니다.

혹시나 해서 네이버 리뷰를 봤는데요,

양이 많아 배가 터지겠다고 하더라고요.

소고기 4조각으로 배가 터지겠다고요? 오병이어세요?

자세히 방문자 리뷰를 뒤져봤는데, 역시나 양이 적다는 리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이 많다는 리뷰에 묻혔습니다.

그리고 리뷰들 보면, 양이 많다는데 사진에 있는 고기가 다 합쳐봐야 7점도 안돼요. (이건 런치코스가 아닌 디너코스로 보입니다)

이걸 7.9만 주고 먹었다니… 다시 생각해도 열받아서 포스팅 합니다.

아블라 갈껄.

Ripud

커피와 먹는 것을 좋아하는 엔지니어